Lovely Poem

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바닷가 나그네 2007. 4. 15. 19:11

 


 

 

슬픔으로 가는 길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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