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스크랩] 먼 곳에의 그리움 ... 전혜린

바닷가 나그네 2012. 8. 7. 15:40

 

 

 

 

 

 먼 곳에의 그리움 ... 전혜린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한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 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무시무시하도록 나를 압도 시키는 일,
매혹하는 일.
한마디로 나는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험 끝에는 허망이,
여행 끝에는 피곤만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안다.
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갈망.
바하만의 시구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Fernweh)!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 !
텅 빈 위(胃)와 향수를 안고
돌로 포장된 음습한 길을 거닐고 싶은 욕망.
아무튼 낯익은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모르는 곳에 존재하고 싶은 욕구가 항상 나에게는 있다.

 

 

한권의 책이 마음에 들 때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올 때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생각해 보면
나를 기쁘게 해 주는 것들이 너무 많다


- 전혜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中 에서 -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산다는 것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산다는 일, 호흡하고 말하고 미소할 수 있다는 일
귀중한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새 책이 맘에 들 때,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 올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서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리움... 전혜린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아무리 네가 가까이 있어도

너는 충분히, 실컷 가깝지 않았었다.

 

더욱 더욱 가깝게 거리만이 아니라

모든 게 의식까지도 가깝게 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움은.

 

 

 

 

 

 

 

 

 

 

 

 

바이올린 연주 명곡 모음

01. 아베 마리아 - 구노
02. 멜로디 - 글룩
03. 인도의 애가 - 드보르작
04. 아마 빛 머리의 소녀 - 드뷔시
05. 쪽배에서 - 드뷔시

06. 인도의 노래 - 림스키 코르사코프
07. 미뉴엣 D장조 - 모짜르트
08. G선상의 아리아 - 바흐
09. 미뉴엣 G장조 - 베토벤
10.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 생상스

11. 작은 꿀벌 - 슈베르트
12. 아름다운 로즈마린 - 크라이 슬러
13. 나이팅게일의 노래 - 트로얀
14. 산들 바람 Op.30 No.5 - 휴베이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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