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김재진
어느 날 네가 메마른 들꽃으로 피어
흔들리고 있다면
소리 없이 구르는 개울 되어
네 곁에 흐르리라.
저물 녘 들판에 혼자 서서 네가
말없이 어둠을 맞이하고 있다면
작지만 꺼지지 않는 모닥불 되어
네 곁에 타오르리라.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네가
누군가를 위해 울고 있다면
손수건 되어 네 눈물 닦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순간 내게 온다면
가만히 네 손 당겨 내 앞에 두고
네가 짓는 미소로 위로하리라.
친구 ...천양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 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투덜대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실상의 빛을 가려버리는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에 발길질이나 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외로운 벗에게 ...조병화
고독하십니까,
운명이옵니다
몹시 그립고 쓸쓸하고, 외롭습니까,
운명이옵니다
어이없는 배신을 느끼십니까,
운명이옵니다
고립무원, 온 천하에 홀로
알아주는 사람도 없이 계시옵니까
그것도 당신의 운명이옵니다
아, 운명은 어찌할 수 없는
전생의 약속인 것을
그곳에 그렇게
민들레가 노랗게 피어 있는 것도
이곳에 이렇게
가랑잎이 소리 없이 내리는 것도
기타소리와 커피향이 가득한 연주곡
'Lovely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0) | 2012.07.08 |
---|---|
[스크랩]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 김 재 진 (0) | 2012.07.03 |
[스크랩] 6월의 장미 ... 이해인 (0) | 2012.06.13 |
[스크랩] 황혼의 노래...이기철 (0) | 2012.06.13 |
[스크랩] 산그늘에 마음 베인다 ...이기철 (0) | 2012.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