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詩 이민영
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그때마다 나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맑은 하늘로 웃어주는 숨 가뿐 정열에
무한히 뻗어 오르려는 약동, 청순의 첨입(添入)속에서
내내 젊어지려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늙지는 않으리라.
젊은 사랑을 더욱 젊어지게 사랑하리라.
소녀가 된 코스모스처럼
너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색색으로 방글거리리라.
세월 앞에서는
드높아 세어지리라는 고백 속에서
아직도 숨 쉬게 해주는 이 하늘이
언제나 파랗다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문득 잎새 하나가 다정히 내 무릎에 머물며
가을 하나라고 이야기할 때 내 가을은 사랑을 하듯
그 가을이 청명하여 파랗게 여물면
나의 나이도 그렇게 빛나고
만지면 눈부시게 고운 햇살이 된다.
그것들은 진국처럼 그리움이다.
그래서 내 나이를 사랑한다.
삶이 숙명의 희망 앞 되내임이라면
한 올의 미려한 바람에서도
꺼칠 수 없는 인연이 타오르듯이
지금껏 봄이듯 여름이듯
살아온 내 사랑 앞에 인자한 미소를 뿜어내는
나이의 가슴처럼
언제나 황홀한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그때마다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출처, 대구신문 2005. 보성문학 2007. 심상)
Concierto De Aranjuez
Sarah Brightman
Concierto De Aranju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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