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바닷가 나그네 2008. 8. 14. 08:22




       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詩 이민영

       

      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그때마다 나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맑은 하늘로 웃어주는 숨 가뿐 정열에
      무한히 뻗어 오르려는 약동, 청순의 첨입(添入)속에서
      내내 젊어지려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늙지는 않으리라.
      젊은 사랑을 더욱 젊어지게 사랑하리라.
      소녀가 된 코스모스처럼
      너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색색으로 방글거리리라.
      세월 앞에서는
      드높아 세어지리라는 고백 속에서
      아직도 숨 쉬게 해주는 이 하늘이
      언제나 파랗다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문득 잎새 하나가 다정히 내 무릎에 머물며
      가을 하나라고 이야기할 때 내 가을은 사랑을 하듯
      그 가을이 청명하여 파랗게 여물면
      나의 나이도 그렇게 빛나고
      만지면 눈부시게 고운 햇살이 된다.
       
      그것들은 진국처럼 그리움이다.
      그래서 내 나이를 사랑한다.
       
      삶이 숙명의 희망 앞 되내임이라면
      한 올의 미려한 바람에서도 
      꺼칠 수 없는 인연이 타오르듯이
      지금껏 봄이듯 여름이듯
      살아온 내 사랑 앞에 인자한 미소를 뿜어내는
      나이의 가슴처럼
       
      언제나 황홀한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
      그때마다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출처, 대구신문 2005. 보성문학 2007. 심상)

       

       


      Concierto De Aranjuez
      Sarah Brightman


      Concierto De Aranjuez
      기타연주

          
          

      'Lovely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 있어야 할 이유... 나희덕  (0) 2008.08.21
      광복절의 시 -꽃이 먼저 알아 -한용운  (0) 2008.08.16
      그 여자네 집( Provance - Hideyo Takakuwa)  (0) 2008.08.14
      잊었는가 우리가 / 류시화  (0) 2008.08.09
      8월  (0) 2008.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