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문정희詩 '시간의 몸짓'

바닷가 나그네 2008. 5. 10. 07:55

 

 

 

 

 

 

  문정희詩 '시간의 몸짓' -  

  왜 시간은 언제나 쓸쓸한 것일까. 
   영롱한 빛깔로 유혹하지만 
    손에 잡고 보면 돌연히 칙칙한 색으로 
    변하고 마는 이구아나처럼 
    금세 추위에 떠는 빈 가지가 되는 것일까. 
   그 위에 소복한 눈을 얹어 보기도 하고 
새 한마리를 그려 넣기도 하고 
   무성한 꽃과 잎들을 
   때로는 폭풍을 감아 보기도 하지만 
    깊게 사랑을 새긴 사람에게도 결국 
   부드러운 솜털 하나 남기지 않는 
       저 겨울 나무 같은 
     시간은 다만 허위였던가. 

     친구에게 묻는다. 
     오직 보이는 것만이 현실이라면 
    그 현실은 또한 어디에 남았는가. 
   망설이고 주저하고 참다가 
      보내 버리는 
  시간은 영원히 쓸쓸한 몸짓뿐일까. 

 

 

 

 

Andre Gagnon / Lex Yuex Fermes(눈을 감고)

 

 

 
car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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