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거리 / 백창우

바닷가 나그네 2007. 12. 27. 11:13

 

 

거리 1 - 백창우


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소나기 쏟아져
내 삶을 온통 적시는 것을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
꿈도 없는 긴 잠 속에 며칠이고
나를 눕히고 싶다


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바람 몰아쳐
내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것을
아무도 없는 어둠 한 구석
찬벽에 등 기대 앉아
새벽이 오도록 별을 바라보고 싶다


너는 안다
너는 내 마음 속에 나는 네 마음 속에
이토록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때때로 우린 철저히 혼자라는 것을

 

 



거리 2 - 백창우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너는 너를 살고
나는 나를 살아
우리의 삶이 많이 달라 보일 수도 있겠지
네가 쫓는 파랑새가
내 앞길엔 없고
내가 찾아내 이름 붙여준 아주 조그만 별이
네 하늘엔 없을 수도 있겠지
네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내겐 별볼일 없고
내 영혼을 사로잡는 시 한 편이
네겐 그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도 우린 이렇게 함께 살아가지
가끔 서로의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
넌 너의 이름을 갖고
난 나의 이름을 갖고
넌 너의 얼굴로
난 나의 얼굴로

 



거리 3 - 백창우


그대와 내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일은
참 좋다
사랑은 둘이서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기 바라보는 곳에 대해 이해하는 것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가더라도
우리 사랑 훼손받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대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나를 사랑하는 일
내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대를 사랑하는 일

 

 

 

 

 

 

 유명 연주곡 모음

 

 

 

 

 

 

 

 

 

 

'Lovely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와 행복/ 이해인  (0) 2007.12.28
겨울 숲에서 / 안도현  (0) 2007.12.27
[스크랩] 바람 부는 날의 풀 /류시화 시 모음  (0) 2007.12.27
사 랑 / 박승우  (0) 2007.12.23
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0) 2007.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