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우로 올라 올랑교?" 침대위에 비스듬이 누워 TV를 보던 마누라가 방바닥에 엎드려 신문을 보던 내 뒷꼭지에 대고 갑자기 뜬금없이 한 소리다. 힐끗 뒤돌아 보는 나에게 다시 한 마디 던진다. '인자는 마... 침대우로 올라 와서 자소"
순간 내 머리위로 휙 스쳐 지나가는 생각은 그동안 자다가 부스럭거린다고 핀잔을 들었던 때가 그 얼마며 방귀 뀌었다고 발로 차여 한밤중에 침대아래로 굴러 떨어져 방바닥에 머리를 꼬나 박은 게 그 얼마였는데... 그 모질고 험한 수모를 받고 살다가 방바닥에 혼자 이불 펴고 잔 지가 이제 불과 몇 달인 데 얼마나 됐다고 침대위로 올라 오란다고 금방 얼씨구나 좋다 올라 갈 걸로 생각했다면 뭐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와이프라 싶었다.
"실타! 자슥아.. 니 혼자 마이 자라...." 그리고 계속 읽고 있던 신문에 눈을 돌렸다. 그러자 한 동안 아무 소리가 없다. 아... 이 자슥이 지금 내 뒷꼭지를 한참 째리보고 있겠네..싶은데 갑자기 누가 내 발을 밟고 올라 선다. "아얏! 이 자슥이 누구를 밟고...." "좀 안자가 신문보소.. 사람 내리 설때도 업시 발 쭉 뻗고 있시먼 우야요?' X 뀐놈이 성낸다고 마누라가 오히려 성질을 낸다. "이 자슥이.. 니.. 일부러 밟았제?" "일부러 밟기는.. 퍼뜩 비키소... 화장실 가그러..." 아무래도 일부러 밟은것 같지만 아니라는 데야... 화장실에 다녀온 뒤 곧장 침대 위로 올라 가 이불을 끌어 안고 벽쪽으로 획 돌아 눕는 마누라를 보노라니 이기.. 내가 올라 오라 카믄 금방 올라 올 줄 알았는 데 한마디로 딱 "싫다" 이러니까 자존심이 많이 상했나 싶다.
"올라 가 줄 걸 그랜나?" 생각하다가 아니다 싶어 이제 그만 자려고 보고있던 신문을 접고 천정을 향해 바로 돌아 누으니 침대위에 모로 돌아누운 마누라의 어깨가 실룩실룩거린다. 아마 속을 삭히는 모양이다. "하하...자슥이.. 승질 나는 놈은 누군데...발까지 밟고.." 나도 괜히 성질이 난다.
"불꺼라!" "당신이 끄소!" "이걸... 확! " 싶었지만 할수 없이 내가 일어나 껐다. '저걸 우예뿌꼬?' 이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벽 모서리에 세워둔 옷걸이가 불이 꺼진 어둠사이로 보이는 모습이 꼭 사람이 서 있는 것 같다. "저걸 침대 옆에 세워놓아야 겠다... 밤중에 일어 나다가 깜짝 놀래가 히딱디비지그러...흐흐흐" 그래서 옷걸이를 들어다 침대 아랫쪽 방문 옆에 세워 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머리는 천재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생각이 금새 떠 오를 수가... 나 혼자 연신 감탄하며 마누라가 깨어나서 놀래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쿵!" "어이쿠..." 새벽에 오줌을 누려고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다가 그만 깜빡 잊고 내가 세워둔 옷걸이에 내가 놀래 머리를 부딪히고 내가 뒤로 넘어졌다. 비명소리에 자다 일어나 불을 켠 마누라가 머리를 싸쥐고 뒤로 자빠져 있는 나를 보고 "아니..자다 와 캐요?" "아이고...아이고..." "근데.. 옷걸이는 와 여기 있어요? " "구석에 있는 옷걸이가 와 여기 나와가 당신하고 그캐요.. 참말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야이 자슥아.. 지금 옷걸이가 문제가? 사람 다친는가 우째는가는 안 물어보고.."
머리에 혹이 툭 불거진 체 아침상을 마주하며 마누라가 다시한번 더 씹는다. "이상하다... 옷걸이가 발이 있는것도 아이고...우째???" "마...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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