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내가 너무 커버려서
맑지 못한 것
밝지 못한 것
바르지 못한 것
누구보다
내 마음이
먼저 알고
나에게 충고하네요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다 욕심이에요
거룩한 소임에도
이기심을 버려야
순결해진답니다
마음은 보기보다
약하다구요?
작은 먼지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구요?
오래오래 눈을 맑게 지니려면
마음 단속부터 잘해야지요
작지만 옹졸하진 않게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않게
마음을 다스려야
맑은 삶이 된다고
마음이 마음에게 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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