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섬에서 울다

바닷가 나그네 2007. 7. 27. 22:29

 

 

섬에서 울다  / 원 재 훈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사람은 안다

섬이 왜 바다에 홀로 떠 있는지

떠나간 사람을 기다려 본 사람은

백사장의 모래알이 왜 그리 부드러운지

스스럼없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 나가는지를 안다

섬은 그리움의 모래알

거기에서 울어 본 사람은 바다가 우주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것을 안다

진실로 우는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은 바다보다도 크다

바다 갈매기는 떠나간 사람의

잡을 수 없는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서해의 작은 섬에서 울었다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는 섬의 마음을 보고 울었다

그 외로움이 바로

그대가 오고 있는 길이라는 걸

그대가 저기 파도로 밀려오고 있는 작은 길이라는 걸

알고 눈이 시리도록 울었다

밀려와 그대 이제 이섬의 작은 바위가 되어라

떠나지 않는 섬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