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 Poem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바닷가 나그네 2008. 3. 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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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 이해인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이제야 달려오는가
  함께 있을 땐 잊고 있다가도
  멀리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바람

  처음 듣는 황홀한 음악처럼
  나뭇잎을 스쳐가다
  내 작은 방
  유리창을 두드리는
  서늘한 눈매의 바람

  여름 내내 끓어오르던
  내 마음을 식히며
  이제 바람은
  흰 옷 입고 문을 여는 내게
  박하내음 가득한 언어를
  풀어내려 하네

  나의 약점까지도 이해하는
  오래된 친구처럼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더 넓어지라고 하네

  사소한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더 맑게, 크게
  웃으라고 하네

 

 

 

 

 

Un Piano Sur La Mer (바다 위의 피아노) / Andre Gagnon

 

 

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