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garden

Chopin Etude Op,25 No,7 / Mischa Maisky cello

바닷가 나그네 2008. 2. 23. 08:48

 

 

첼로처럼 살고 싶다 / 문정희 

 
하룻밤 쯤
첼로처럼 살고싶다.

매캐한 담배연기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허세와 속물들을
일제히 기립시켜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게 하고싶다.

죽은 귀를 잘라버리고
맑은 샘물을 길어올리게 하고싶다.

슬픈 사람들의 가슴을
박박 긁어
신록이 돋게 하고싶다. 

하룻밤 쯤
첼로처럼 살고싶다. 



 

  Chopin Etude Op,25 No,7 / Mischa Maisky ce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