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Music

when I fall in love(씨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바닷가 나그네 2008. 1. 16. 21:55

 



원제 Sleepless In Seattle
제작년도 1993년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05분
감독 Nora Ephron
출연 Tom Hanks, Meg Ryan, Bill Pullman, Ross Malinger

전혀 알지 못하던 남녀가 라디오방송을 통한 운명적인 만남으로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린 로맨틱 코메디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에 자리매김한
여류 각본가 노라 에프론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누구나 제각기 알맞은 짝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사랑의 신비함과 환상을 감미롭고 코믹하게 이야기하는데
감독의 재능이 잘 발휘된, 성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작품입니다

요즈음의 찰나적인 사랑과 대조되는 고전적이고 감동적인 로맨스에
주연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 특히 맥 라이언의 상큼한 매력과
영화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재즈풍의 감미로운 주제곡까지 더해져서
관객들로 하여금 잠시 현실을 잊고 환상에 빠져들게 하며
가슴저리는 사랑의 감동과 재미를 함께 느끼게 해 줍니다

미국에서 액션 대작들이 많은 한여름에 개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1억 5천만 달러라는 대박을 터뜨리면서
로맨틱 코미디로서는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였습니다

1994년 아카데미에서 음악과 각본 등 2개부문 후보에 올랐고
골든글로브에서 작품과 남녀주연 등 3개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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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을 꾸리던 샘(톰 행크스 분)은 아내 매기(캐리 로웰 분)가
암으로 죽자 어쩔 수 없는 무력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아내와의 추억을 잊기 위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애틀로 이사를 한다

엄마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빠를 보다 못한 아들 조나(로스 맬링거 분)는
라디오 상담프로에 전화를 해서 새 엄마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고
이를 계기로 샘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죽은 아내를 회상하게 된다

한편, 신문 기자인 애니(맥 라이언 분)는 크리스마스 저녁 자리에서
가족들에게 이상적인 남자 월터(빌 풀만 분)와 약혼했음을 공표한다

그리고 얼마후 차를 몰고 가던 애니는 우연히 라디오 상담프로에서
죽은 아내를 회상하는 샘의 방송내용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샘이 자신의 운명적인 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상적인 남자로 생각했던 약혼자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식어간다

애니는 샘이 자기 짝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약혼자인 월터를 속이고
멀리 시애틀까지 날아가 이들 부자의 다정스런 모습에 흐뭇해 하지만
다른 여자를 만나는 장면에 오해를 하고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뭔가에 홀린 것 같았던 자신의 열정을 뒤늦게 후회하면서
운명적인 만남이란 건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애니는
다시 자신의 약혼자에게 마음을 돌리려고 하지만
이미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월터에게 작별을 고한다

어린 조나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애니는 빌딩 전망대에서 이들 부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손을 마주 잡은 두 사람은 빌딩을 내려오면서도 계속 서로를 쳐다보며
운명적인 사랑이 아직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놀라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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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의 끝인 시애틀에서
크리스마스 밤을 해변가에 홀로 앉아 보내고
새해의 종이 울릴 때 죽은 아내의 환영을 보며
‘너무 보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남자

미국 동부의 끝인 볼티모어에서
옛날 영화를 보면서 ‘저 시대의 사랑은 진실했다’고 말하며
마법같은 사랑을 예감하고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여자

두 사람의 사랑은 미대륙의 동서부라는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크리스마스에 시작되어 발렌타인데이에 결실을 맺게 됩니다

이 영화는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을 목소리만 듣고도
사랑할 수 있다고 단언할 만큼 운명적인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누가 보아도 황당무계하고 비현실적인 내용입니다

그래도 논리가 아닌 감정으로 이끌어가는 감독을 따라가다보면
환상을 현실로 변화시키는 마법의 신비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영화 속 영화로 인용되기도 하는 1957년작 <러브 어페어>에서처럼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는 50년대 식의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이 영화에 그대로 가져왔는데
‘텔레비전’에 의해 밀려난 ‘라디오’가 두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것도
영화가 그리는 이러한 고전적인 사랑과 잘 어울려 보입니다

영화속 주인공 샘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를 처음 보고 손을 잡는 순간 내게 느낌이 찾아왔어요
바로 그건 '마법'이었죠>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게 하고
잠시라도 안 보면 죽을 것만 같게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는 사랑은 알 수 없는 ‘마법’입니다


-펌글
 2005-06-14 02:2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