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한 그레고리언 성가에 이와는 어울릴 법 하지 않은 테크노 리듬을 입혀낸 독특한 사운드의 콜라주,
그리고 그 위를 부유하는 매혹적인 여성 보컬의 음성과 신비감을 자아내는
팬 플루트 연주가 어우러진 이니그마의 음악.
1990년대의 막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이 색다른 음악이 담긴
이니그마의 데뷔작 [MCMXC a.D.]는 알쏭달쏭한 앨범 제목만큼이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그 아티스트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 음반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25개국에서 골드, 혹은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선풍을 일으키며
빌보드 앨범 차트에 무려 5년 가까이 머무는 인기를 과시했고
싱글 ‘Sadeness Part I’은 빌보드 팝 싱글 차트 5위까지 오르는 빅 히트를 기록했다.
비평가들은 이니그마의 음악에 ‘에스닉 퓨전(ethnic fusion)’이란 명칭을 부여했지만
일부에서는 여기 저기 표절해 짜깁기한 음악이라는 혹평을 퍼붓기도 했다.
게다가 성서의 인용구에 ‘새디즘’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프랑스 문학가 사드(Marquis De Sade:1740-1814)의 사상을 집어 넣은 수록곡 ‘Sadeness Part I’이
유럽의 가톨릭계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방송 금지 조치를 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물론 그리스어로 ‘수수께끼’란 뜻이라는 이니그마의 실체는 곧 공개되었다. 바로 ‘Moonlight Flower’란 곡을 히트시킨 바 있는 루마니아 출신 뮤지션 마이클 크레투의 1인 프로젝트이며
여성 보컬의 주인공은 바로 그의 아내이며 ‘Hello Mr. Monkey’ 등을 히트시킨
여성 유로 팝 트리오 아라베스크(Arabesque)의 리드 보컬 산드라(Sandra Lauer)라는 사실이 곧 밝혀진 것이다.
마이클 크레투는 1957년 5월 18일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태어나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 뒤 팝 음악으로 방향을 전환,
스튜디오 키보드 연주자와 편곡자로 이름을 날리며 유명 뮤지션들과의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여성 유로 팝 트리오 아라베스크의 음악을 편곡해주고 키보드를 연주하면서
리드 보컬이었던 산드라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들은 결국 결혼으로 골인하게 되는데 아라베스크 해체 후
솔로로 나선 산드라의 솔로 데뷔 음반 [Long Play](1985)에
마이클 크레투가 프로듀서, 편곡, 백 보컬, 작곡 등을 맡기도 했다.
그 뒤 마이클 크레투는 “오래된 규칙과 습관은 반드시 배격되고 폐기되어야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게 되었고
이에 따라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니그마를 출범시키게 된 것이었다.
이처럼 이니그마의 수수께끼는 풀렸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니그마의 음악이 담아낸 신비주의에 열광했다.
그 뒤 이니그마는 2집 [The Cross Of Changes]에서는
중남미 지역의 민속 음악의 요소를 도입하는 등
에스닉한 느낌을 담아 앰비언트풍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그들의 최대 히트곡인 ‘Return To Innocence’가 터져 나왔다.
이 앨범에서 마이클 크레투는 종교적인 메시지와 인간의 탄생과 삶에의 의지 등을 담아내는 등
음악을 통한 심오한 철학적 주제의 탐구를 지속해나갔다.
그 뒤 3집 [Le Roi Est Mort, Vive Le Roi](The King Is Dead. Long Live The King!)(1996)과
4집 [The Screen Behind The Mirror](2000), 베스트 앨범 [Love Sensuality Devotion](2001)를 냈던 이니그마가
이제 5집 앨범 [Voyageur]를 들고 팬들 앞에 선을 보인다.
이니그마의 실체인 마이클 크레투는 이니그마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아내 산드라의 솔로 앨범은 물론,
ATB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음반에 참여하며 활동을 계속해왔다.
Return To Innocence - (with Angel) - Enigma(Curly M.C.) Love - Devotion Feeling - Emotion 
Don't be afraid to be weak Don't be too proud to be strong Just look into your heart my friend That will be the return to yourself The return to innocence.
If you want, then start to laugh If you must, then start to cry Be yourself don't hide Just believe in destiny.
Don't care what people say Just follow your own way Don't give up and use the chance To return to innocence.
That's not the beginning of the end That's the return to yourself The return to innocence.
Edit 이혜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