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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 이기철

바닷가 나그네 2008. 1. 16. 08:46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이기철

 

 

 


 





    내 몸은 낡은 의자처럼

    주저앉아 기다렸다.


    병은 연인처럼 와서

    적처럼 깃든다.

     
    그리움에 발 담그면

    병이 된다는 것을
    일찍 안 사람은 현명하다.

     

    나, 아직도 사람 그리운 병 낫지 않아
    낯선 골목 헤맬 때
    등신아 등신아 어깨 때리는
    바람 소리 귓가에 들린다.

     

         

     

     

     

     

     

     

     

     

    별 돋아도

    가슴 뛰지 않을 때까지

     살 수 있을까.

    꽃잎 지고 나서

    옷깃에 매달아 둘
    이름 하나 있다면
    아픈 날들 지나

    아프지 않은 날로 가자.


    없던 풀들이 새로 돋고
    안보이던 꽃들이 세상을 채운다.

     

     

     

     

     
    아,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


    삶보다는 훨씬 푸르고 생생한 생...


     


    병을 사랑하자, 병이 생이다.


    그 병조차 떠나고 나면,

    우리 무엇으로 밥 먹고

    무엇으로 그리워할 수 있느냐.

     

     

     

     

     

     

     

     





     

     






     

     

     

     

     

     

     

     

     

     

     

     

     

     

     


    이탈리아 영화 I Delfini(1960) (태양의 유혹) 주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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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레드~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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